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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박20일'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의 출장 일정이다. 지난 4월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거쳐 요르단 암만~르완다~UAE 푸자이라 일정을 마치고 5월 16일 귀국했다.
조 총재는 올해 78세이다. 팔순을 앞두고 있지만 피곤한 기색이 전혀 없다. 강철 체력의 비결을 물었더니, "젊었을 때 등산으로 다져둔 체력 덕이다"고 미소를 짓는다. 그는 "장기 출장이나 10시간 넘는 비행에 청약종합통장 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등산 덕분"이라고 말한다.
건강의 비결은 북한산 산행
조 총재는 "경희대 총장 시절 주말이면 북한산을 오르내리며 체력 단련한 것이 축적돼 지금까지 에너지원이 됐다"며 "나이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당시 조 총재의 등산 실력은 다들 인정했다. 우리은행 자유적금 한번은 경희대 출입기자(동대문 경찰서 담당)들과 함께 북한산 칼바위 능선을 오르는데 바람이 워낙 세차게 불어 기자들이 쩔쩔매자 그가 선등하며 젊은 기자들을 압도한 일화는 아직도 기자들 사이에 회자된다.
조 총재는 이번 일정 중에도 요르단에 도착하자마자 시리아 전쟁으로 피란 온 난민들의 보금자리인 난민캠프(아즈락·자타리)를 방문했다. 전쟁으 채무불이행위험 로 고국을 떠나 이웃나라에 난민으로 사는 시리아 청소년들을 찾아가 희망을 쏘아 올렸다.
다음날 요르단 암만에서 세계 난민 아동과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2025 호프 앤 드림스 스포츠 페스티벌Hope and Dreams Sports Festival' 을 개최했다.
이 대회는 이른바 난민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미니 삼성저축은행 올림픽이다. 올해 네 번째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태권도를 비롯해 3x3 농구, 베이스볼5, 배드민턴, 핸드볼, 그리고 역도 시범경기까지 총 6개 종목에 걸쳐 펼쳐졌다. 첫 대회(2022년)는 태권도 1종목만 참가하는 페스티벌이었지만, 대회를 거듭할수록 종목이 늘어났다.
대회는 4월 30일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5월 3일까지 요르단 암만 스포 자유적금 이자 츠시티를 중심으로 펼쳐졌다. 조 총재는 "대회 기간 유엔난민기구UNHCR와 요르단 정부가 난민캠프에 머물던 청소년들에게 바깥세상을 구경하도록 특별 외출 허가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회는 태권도를 통한 난민과 세상의 통로로 뿌리내렸다. 이를 주도한 조 총재는 태권도를 통해 난민캠프의 청소년들에게 철조망과 담벼락을 초월해 세상과 소통하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태권도는 세상을 향한 출구
아즈락(4만 명)·자타리(8만 명) 난민캠프는 2011년 시리아 내전으로 전쟁 난민이 대량 유입되면서 2014년 난민촌이 형성됐다. WT와 WT 산하 태권도박애재단(THF)Taekwondo Humanitarian Foundation은 2016년 이곳에 태권도아카데미를 개설한 데 이어 2018년 태권도 전용 도장을 만들어 난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매년 태권도를 배우려는 난민 청소년들이 태권도아카데미에 몰려들자 WT는 태권도 대회를 열어 입상자들에 국제대회에 나갈 기회를 주기 시작했다. 난민 캠프가 형성된 지 10년 넘는 동안 이곳에서 태어나 세상 구경을 못 해본 아이들은 매년 조 총재와 '태권도의 날(스포츠페스티벌 5월 1~3일)'만 기다린다.
이날은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 보호구역인 아즈락과 자타리 캠프는 세상과 철저히 단절된 땅에서 오직 태권도와 스포츠 하나로 세상과 연결된 매우 특별한 날이다. 난민 청소년들은 대회 기간 전후로 난민캠프를 벗어나 단 하루, 겨우 몇 시간 세상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권도 대회에 나서기 위해 암만 체육관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철조망 밖으로 나들이하는 것으로 그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조 총재는 "호프 앤 드림즈 스포츠 페스티벌은 WT와 THF의 중요한 연례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이것은 단순한 대회를 넘어, 난민 청소년들에게 내일을 꿈꾸게 하는 생명의 터널"이라고 했다.
조 총재는 "아즈락과 자타리는 열악한 난민캠프였다. 캠프 내 무질서와 불법, 성폭행 등이 자행됐지만, 태권도가 보급되면서 질서가 잡히기 시작했다"며 "무엇보다 전쟁과 재난으로 자포자기에 빠진 청소년들에게 '스포츠(태권도)'를 통해 인생 도전과 세상을 향한 창구가 마련된 것이다"고 했다.
아즈락캠프에 있는 시리아 난민 태권 소녀들 사이에선 조 총재는 아이돌급 인기다.
기적 같은 난민촌 출신 올림픽 출전
특히, 아즈락 캠프에서 여덟 살 때 태권도를 통해 꿈과 희망을 품은 아히야 고타니는 지난해 보호구역 생활 선수로 유일하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난민팀 선수로 선정돼 '2024 파리 올림픽' 본선에 출전했다. 기적 같은 아히야의 선전에 다른 난민 청소년들에게도 엄청난 동기부여가 됐다.
이번 대회에 참석한 리카르도 프라카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회장도 "오는 2026 다카르 유스올림픽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베이스볼5 종목에 아즈락 난민팀을 와일드카드로 초청해 본선 출전 기회를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호프 앤 드림 페스티벌은 점차 국제 스포츠계가 관심을 가지면서 종목이 확대되고 있다. 조 총재는 "내년 THF 창립 10주년을 맞아 참가 종목을 10개로 확대하고, 더 많은 난민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글로벌 연대의 장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총재를 난민 지원의 무대로 이끈 것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 조 총재는 "지난 2015년 9월 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세 살배기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영국 출장 가는 동안 내내 이 사진을 보면서 당시 수십만 시리아 난민의 고통을 공유할 방법을 고민했다"고 했다.
조 총재는 "마침 유엔 세계평화의 날(9월 21일)에 맞춰 WT 시범단이 반기문 당시 UN 사무총장 초청으로 특별 공연을 했는데, WT 시범단과 레바논에 파견된 평화유지군 동명 부대를 화상으로 연결해 태권도 훈련 모습을 보여줬더니 반향이 컸다"며 "당시 태권도는 또 올림픽 종목으로 유지되느냐, 마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었는데 THF를 통한 시리아 난민캠프 활동이 IOC 위원들은 물론 UN 대표단에 큰 감동을 줬다"고 했다.
결국 조 총재는 지난 2016년 난민 문제 해결에 스포츠가 이바지할 수 있다는 철학 아래 WT 산하에 THF를 설립해 태권도를 통한 자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그는 "THF사업은 현재 요르단(아즈락·자타리 난민캠프), 르완다(마하마·키지바 난민캠프), 튀르키예(킬리스·엘베일리 난민캠프), 스위스(로잔), 프랑스(파리), 에스와티니(말린자 난민캠프), 멕시코(티주하나) 총 7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며, 이 중 요르단 아즈락 캠프가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교황청·IOC에서도 찬사
THF의 활동은 교황청과 IOC의 찬사를 받아왔으며, 지난 2023년11월 15일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박물관에서 IOC로부터 인도주의적 스포츠 실천 사례로 '올림픽컵Olympic Cup'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정원 총재가 전 세계 태권도 가족을 대신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으로부터 올림픽컵을 받았다.
당시 IOC는 "태권도는 난민을 돕는 데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스포츠가 어려움 속에서도 평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는 IOC 집행위원이자 요르단올림픽위원회 회장인 파이잘 알 후세인 왕자,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레온즈 에더르 회장, WBSC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 등 세계 스포츠계 주요 인사와 마헤르 마가블레 WT 집행위원(요르단), 드리스 엘 힐랄리 아랍태권도연맹 회장 등 조정원 총재의 인맥이 총동원됐다.
조 총재는 2004년 보궐선거를 통해 WT 총재에 당선된 후 2005년, 2009년, 2013년, 2017년, 2021년 등 6번 연임에 성공했으며, 오는 10월 WT 총회에서 7번째 연임에 도전한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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