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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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에 아침 6시 기상이라 아이들을 6시 조금 넘어 깨웠습니다.
“얘들아 일어나거라. 기상! 기상!”
몇 번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6시 반까지 겨우 애들을 깨웠는데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학년 애들이 많아 내일부터는 7시에 깨우기로 했습니다.
“선생님, 오전에는 뭐해요?”
“배드민턴 시합한다. 모두 체육관에 모이도록”
어제 출발을 늦추는 바람에 저녁에 못한 배드민턴을 오전에 했는데, 마침 비가 와 일정을 소화하는데 적당했습니다.
임희웅 회장님은 하루 밤만 주무시고 서울로 올라가셨고, 김지영 선생님은 폭우를 뚫고 서울에서 내려와 1조 지도교사로 합류했습니다.
1. 배드민턴 리그
배드민턴 채를 처음 잡아보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잘 치는 친구도 몇 명 있었지만요. 미리 배드민턴 채와 공을 빌려놓고 네트 3개를 쳐놓은 후 아이들을 체육관으로 불렀습니다. 아이들이 체육관을 마구 뛰어다녔습니다. 농구골대 위로 올라가는 얘들, 바닥에 굴러다니는 골프공 몇 개를 집어던지는 얘들도 있었습니다.
“얘들아 골프공은 위험하니 던지면 안 된다.”
수련관에 있는 배드민턴 채는 20개. 채가 없는 애들은 교대해서 치기로 했습니다.
“착한 아이들은 친구들과 교대해서 치는 거예요.”
이금주 선생님이 개별적으로 치는 얘들을 보살폈습니다.
각 조별로 남자복식, 여자복식, 혼합복식 선수를 선발해 네트에서 연습을 시키고, 다른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자유롭게 치도록 했습니다.
배드민턴은 의외로 힘든 운동으로 30분 정도 치면 금새 땀이 납니다. 지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과 교대하더군요. 시합은 21점 1세트로 진행했습니다. 정범(중3)이는 많이 쳐본 솜씨였어요. 스매싱(공을 네트너머로 세게 내려침)을 하면 받는 친구들이 없더군요. 영훈이는 건장한 체구에 비해 몸놀림이 부드러웠습니다. 2조 김정범, 김영훈 조가 막강한 실력으로 준일(중1)이가 고군분투한 3조를 누르고 우승했습니다.
여자애들 중에서는 소현이(초3)가 잘 쳤는데요 소현이는 다빈이(초5)와 조를 이루어 여자복식을 우승하고, 정범이와 조를 이루어 황준일, 윤민서 조를 이겨 혼합복식도 우승했어요.
“1:0.... 3:3....17:13...”
호루라기를 불고 이런 식으로 점수를 크게 불러주면 다빈이(초5) 세준이, 주연이 등 여러 심판들(?)이 서로 점수판을 넘기느라고 바빴어요. 박계영, 강예자, 임현주 선생님은 공이 라인 밖으로 떨어지는지를 봐주었습니다.
2. 숲 속에서
점심을 먹고 숲 속 체험을 하러 밖으로 나오니 이슬비가 내릴랑 말랑 했습니다. 비옷을 입고 김완숙 선생님을 따라 수련관 뒷산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습니다. 선생님이 미리 준 식물찾기 그림, 50배로 확대해볼 수 있는 돋보기,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청진기를 들고 식물을 찾으며 숲길을 걸으니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우와! 찾았다. 선생님 이거 맞죠?”
“에이, 아닌 것 같은데, 모양이 다르잖아.”
“우리 친구는 금방 찾았네.”
물기를 머금고 한껏 부풀어오른 풀과 나무들이 서로 자기들을 보아달라고 하는 것 같았어요. 초록빛은 얼마나 싱그럽던지요. 개구리들이 팔짝 뛰어 풀밭으로 숨고, 매미소리 왕왕 울리고 비가 와 계곡물도 졸졸졸 흘렀습니다. 청진기를 나무에 대고 들어보면 물흐르는 소리도 났습니다.
가다보니 산딸기가 많은 곳이 나왔습니다.
“선생님, 산딸기 따주세요.”
“희상아, 한 번 먹어봐라. 소미도 먹어보고”
잠자리를 잡은 아이, 방아깨비를 잡은 아이, 소금쟁이를 잡은 아이, 준일이는 장수하늘소도 잡았답니다. 아이들에게 갈 때 곤충들은 꼭 놓아주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선생님, 계곡에 들어가도 돼요?”
“안돼, 대신 잠깐 발만 담그고 오거라.”
체취한 풀과 잎사귀를 손들고 김완숙 선생님의 설명에 귀를 쫑긋하며 숲을 나왔습니다.
3. 천연 손수건 만들기
특활실에서 김완숙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숟가락을 하나씩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숟가락? 의문은 곧 풀렸습니다. 체취해온 풀과 잎사귀를 손수건에 붙인 후 손수건을 반으로 접어 숟가락으로 두드리면 천연 물감이 든다는군요.
“딱딱딱 딱딱딱”
신나게 숟가락을 두드리는 아이들. 밖에서 들으면 난타공연 같은데, 안에서는 귀가 먹먹해질 지경이더군요. 그래도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시끄러워 귀를 손으로 막는 친구도 있었어요. 선생님은 여기저기 골고루 두르려야 물이 잘 든다고 외쳤습니다.
신기한 것은 분명 초록색 이파리였는데 숟가락으로 두드리니 빨간색도 나오고 주황색도 나왔습니다. 선생님 말씀이 초록잎 속에도 다른 색소가 숨어있답니다.
선생님은 나뭇잎 알아맞추기 퀴즈도 진행하고 맞춘 친구들에겐 물총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물총을 받으려고 아이들은 더 높이 손을 들었어요. “선생님 저요, 저요!”
천연손수건을 만든 아이들의 표정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엄마에게 선물을 할거라는 친구도 있었고요.
4. 둘레길 트레킹(성주사지)
강호희 선생님의 안내로 ‘둘레길 트레킹’을 했습니다. 목적지는 성주사지(聖住寺址). 성주사지는 성주사라는 절의 터를 말합니다. 성주사는 신라 말 구산선문의 하나로 한때 2천여 명의 승려가 머물며 수도하던 전국 최고의 절이었다는군요. 지금은 흔적만 남았지만 절터로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입니다.
간식으로 찐 옥수수 하나씩 들고 1시간 거리를 걷기로 했는데, 우리 친구들이 정말 완주할 수 있을까요. 시골길을 걸으면서 먹는 옥수수가 얼마나 맛있던지 지금도 생각나는군요.
근처에 성주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주말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오는 곳인데요, 성주사지도 휴양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평일에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는 더 좋다는군요. 시골집과 가게가 있는 거리를 따라 성주사지로 가는 길은 차도 별로 다니지 않고 한가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서울이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세준이, 희상이, 민우, 동구, 세진이, 소현이, 수민이, 사랑이 등 초등학교 3학년 이하 어린이들의 반응을 살피며 걸었는데 아무도 다리 아프다는 사람이 없었어요. 얼마다 예쁘던지요.
의정이가 “선생님 아직 멀었어요” 하고 물어볼 때 쯤 성주사지에 도착했습니다. 고추잠자리가 여기저기 날아다니고 확 트인 평원에는 탑도 있고, 비석도 있었지요.
강호희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탑과 비석 등을 설명하고 여기저기를 안내했습니다. 열심히 듣는 아이도 있었고, 물총 쏘며 노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니 꾸밈없는 그대로의 천진난만함이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돌아올 때는 절반 정도는 시골 버스를 타고 왔고, 절반 정도는 걸어왔습니다. 이날 저녁 메뉴는 삼계탕이었는데, 많이 걸어 피곤한 아이들에게 때마침 나온 보양식이었습니다.
밤 10시가 되자 아이들이 스르르 잠이 들더군요. 오늘은 숲길체험, 성주사지 트래킹으로 많이 걸었거든요. 밤에 또 비가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