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명준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크리스티안 벨츠 유로파운드 객원연구원, 이정한 경사노위 상임위원, 아포스톨로스 시라피스 국제노사정기구연합 사무총장. 강예진 기자


최근 한국 사회가 마주한 여러 변화는 어느 한쪽에는 빛을, 다른 쪽에는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부의 탈탄소 정책으로 화력발전소가 폐쇄되면서 노동자들은 해고 위기에 처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의 발전은 제조업의 단순 노동 일자리를 빼앗는 반면 AI전문가와 엔지니 릴게임갓 어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는 이 같은 다양한 위기에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좌담회가 열렸다. '복합전환의 시대, 노동시장 위기와 해법'을 주제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이정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과 박명준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포스톨로스 시라피스 국제노사정기구연 릴게임온라인 합 사무총장, 크리스티안 벨츠 유로파운드 객원연구원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복잡하고 다층적인 변화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복합전환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성장의 골은 깊어지고 고령화와 산업구조 개편은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지만 이에 대비한 우리 사회의 제도적 준비는 충분치 않다고 우려했다. 전문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가들은 "복합전환 위기에 대응하려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대화 원동력은 한국의 '품앗이 정신'



이정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이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 릴게임모바일 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한국이 직면한 복합전환 위기는 어떤 형태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이정한 상임위원="인구구조의 변화와 디지털 기기의 전환, 기후위기에 따른 탈탄소 산업재편, 통상 질서의 재편 등 4가지 대전환이 맞물려 있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바다이야기프로그램다운로드 감소해 잠재 성장력이 떨어지고 새로운 형태의 고용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과거의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가시적인 해답을 못 찾았다. 여러 갈등을 사회적으로 해결할 튼튼한 구조를 만들지 못한 상황에서 복합전환 위기가 찾아오면서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유용한 답은 사회적 대화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역동성과 안정성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다."
박명준 연구위원="AI와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으로 기존에 일했던 방식과 직무, 고용안정성 등 여러 요소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서비스업은 소비자 주문부터 배송까지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이뤄지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은 타격을 받게 됐다. 단적인 것이 최근 파산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 사태다. 제조업은 자동차 산업에서 기존 라인 인력을 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노동자는 그 로봇과 시스템을 고치는 엔지니어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노동자는 노동자대로 복합전환 위협 앞에 완전히 노출됐다. 사회적 대화를 통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새로운 노동시장 규범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아포스톨로스 시라피스 사무총장="노동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면 신뢰 기반의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노동자와 노조, 사용자가 힘을 합쳐 장기적으로 다가올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제도가 사회적 대화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돕는 품앗이 정신이 강한 국가다. 이를 토대로 사회적 대화와 신뢰를 쌓는 장기적 비전이 중요하다."
-한국의 사회적 대화는 늘 불안한 모습이다. 사회적 대화를 튼튼히 구축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정한 상임위원="한국사회에는 1987년 정치 위기와 1997년 경제 위기가 있었다. 지금은 전환의 위기다. 앞서 경험한 두 번의 위기는 대화와 타협이 위기 극복의 동력이었다. 단 지금의 사회적 위기는 풀어야 할 방정식의 미지수가 훨씬 늘어났다. 복잡한 방정식을 풀기 위해선 사회적 대화를 통해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에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서로의 공통점을 찾고 해답을 찾아 성과를 나누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사회적 대화를 단단히 하는 원동력이다."
아포스톨로스 시라피스 사무총장="사회적 대화가 제도로서 중요한 것은 상호 간 신뢰를 창출한다는 데 있다. 상호 간 신뢰를 통해 만들어진 공동의 정책은 더 높은 수용력과 이행력을 갖게 된다. 그리스를 예로 들어보자. 이 나라는 최근 전쟁을 겪은 것처럼 국내총생산(GDP)의 30%가 하락했다. 그 결과 노동 측면에서 많은 비용과 희생을 치렀다. 그리스의 다음 행정부는 더 유연화된 노동시장 제도를 운영하게 되겠지만 (사회적 대화로 정책이 실현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한 마음 한뜻으로 잘 지내고 있다. 그리스는 지난 5, 6년간 유럽 평균에 비해 성장속도가 더 빨랐고, 다음 세대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은 이미 경제성장을 이룬 경제대국이고 한국인들은 친절과 정이 있기 때문에 더 잘해낼 수 있을 거다."
크리스티안 벨츠 연구원="최고 수준의 사회적 대화는 단체교섭이다. 단체교섭이 중요한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이 가장 수평적으로 의제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용, 임금 문제를 제3자에게 맡겨두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당사자인 노사정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이미 단체교섭은 임금, 고용문제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AI문제까지 뻗어나가고 있다.
사회적 대화는 사용자 측면의 효율성, 노동자 측면의 정의, 사회적 대화를 통해 표출되는 의견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사회적 대화는 인과관계(문제가 생긴 뒤 대화를 하는 유형)가 아닌 상관관계로 이뤄져야 한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과 네덜란드, 독일 등이 모범 국가다. 이탈리아도 공정한 산업 전환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고 스페인도 사회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사회적대화위원회를 설치했다. 대화가 없다면 갈등을 절대 풀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대화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 확산 허브 역할해야



아포스톨로스 시라피스 국제노사정기구연합 사무총장이 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전문가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한국의 사회적 대화 시스템 개선 방향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갖춰야 할 역할과 위상은 무엇일까.
이정한 상임위원="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의 대표 기구지만 지금까지 그 효능감과 안정성, 튼튼함에서 여러 우려와 걱정, 낮은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앞으로 경사노위는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이해조정 의제를 확대하겠다. 또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주체의 대표성을 보완하고 업종별, 지역별 사회적 대화에 경사노위가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겠다. 단순히 중단된 사회적 대화의 정상화가 아니라 과거와 차별화된 역할과 기능을 하는 사회적 대화로 재탄생하겠다."
박명준 연구위원="단체교섭은 상향화, 사회적 대화는 하향화해 불확실성이 커진 곳에 확실성을 부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철강, 자동차 산업 경기 침체로 기반 산업이 무너진 지역을 되살리기 위한 지역 단위 사회적 대화를 강화하고, 기업의 울타리를 넘어선 초기업 단위 교섭을 지향해야 한다. 경사노위는 이런 다양한 사회적 대화의 허브 기능을 해야 한다. 지역에서 구체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거대 담론을 준비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크리스티안 벨츠 연구원="유럽 아일랜드는 1970~1980년대 굉장히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1인당 GDP 기준 유럽에서 두 번째로 부유한 나라다. 이렇게 발전한 이유 중 하나가 사회적 대화다. 아일랜드는 1987년부터 2009년까지 총 7번의 사회적 협약을 도출했다.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사회적 협약을 통해 위기를 벗어났다. 아일랜드 사례를 봤을 때도 사회적 대화가 복합전환 위기에 대응할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진행=유대근 사회정책부장 정리=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