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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정부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후보로 50~60% 또는 53~60% 2개 안을 제시했다. 공청회날까지 NDC를 확정하지 못한 것인데, 여섯차례의 토론회를 거치고도 각계 입장차를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일 오전 국회에서 2035 NDC 최종 토론회를 열고 정부 최종안을 공개했다.
NDC는 각국이 5년마다 부산 박근혜 수립하는 향후 10년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2035년 NDC는 올해 안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에 제출해야 한다.
앞서 기후부는 2035 NDC 후보로 ▲48% ▲53% ▲61% ▲65% 4개 안을 제시하고 공론화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2035 NDC 후보를 '범위' 형태로 50~60%안과 53 거치기간 상환기간 ~60%안 두가지를 제시했다.
공청회 당일까지도 정부 최종안을 추리지 못한 것이다.
기후부는 2035 NDC의 상한선(60%)에 대해서는 정부 내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하한선(50~53%)과 관련해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NDC를 범위로 제시한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불확실성을 고려하고, 개인사업자 소득증빙 산업계외 시민사회 간 입장 차이 속에서 균형점을 찾기 위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만큼 부처 간 이견이 막판까지 좁혀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간 산업계가 최저선으로 제시된 '48% 감축'도 달성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워온 반면, 시민사회는 2018년 대비 최소 60% 이상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스피또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지난 2023년 제1차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산업 부문' 감축률을 두고 기후부(당시 환경부)와 산업통상부(당시 산업통상자원부)가 충돌한 전례도 있었다.
이에 기후부는 지난 9월 19일부터 총 6차례의 토론회를 열어 각계각층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밝혔지만, 끝내 입장 활용 차를 좁히진 못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수립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06. suncho21@newsis.com
정부가 NDC를 단일 숫자로 제시하지 않고 상한선(60%)·하한선(50~53%)을 각각 둔 '범위' 형태로 제시했지만, 사실상 하한선이 최종 목표로 인식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하한선만 지켜도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창민 플랜 1.5 변호사는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가 NDC를 달성하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하한인 50 또는 53%를 기준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50 또는 53%의 하한이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나타내는 수치라는 점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현준원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원도 "NDC를 범위로 설정했는데, 국제사회에 필요한 아이디어일 수 있으나 법적으로는 상한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라며 "오히려 혼란만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NDC가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헌재는 지난해 8월 2031~2049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지 않은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는 내년 2월까지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최 변호사는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내년 2월까지 배출량의 누적을 고려하면서 감축량의 진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장기 감축 경로를 입법해야 한다"며 "국회에는 2035년 감축 목표를 60~65%로 정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돼있는데, 정부안은 이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 중대한 위헌적 하자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하한선으로 제시한 후보 중 50%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지 말라'는 헌재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2050년 탄소중립을 전제로 매년 동일한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했을 때 2035년에 해당하는 감축률이 53%인데, 50%는 그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현 연구원은 "헌법재판소에서 요구한 합헌성 요건을 모두 갖추려면 최소한 선형 감축은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1안(50% 감축안) 사실 선형감축 선상에 있지 않다"며 "최소한의 기준은 2안(53% 감축안) 이상이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최저선으로 제시했던 '48% 감축안'도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우며, 산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이 크게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연구원장은 "NDC 논의에 있어서 반드시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의 하나는 비용 부담"이라며 "각자의 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사회적 비용, 재원 조달 파급 효과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탄소 감축을 달성하려고 하면, 혁신적인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탄소 중립을 위해서 노력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정부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는 것은 굉장히 다행인 일"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관이 지난달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35 NDC 산업부문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5.10.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졸속 수립' 논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목표를 정하겠다는 기후부의 약속과는 달리, 6차례 중 총 5차례의 토론회가 불과 2~3주 사이에 몰아치듯 개최됐다.
기후부가 2035 NDC 수립 작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고, 올 6월 정부가 바뀌면서 논의가 지체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최소 3개월은 공론화에 할애할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정부의 최종안 역시 '공청회 안건은 최소 14일 전에 관보 등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는 행정절차법상 원칙을 어기고 공청회 날짜를 넘겨서 공개되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기후부는 "2035 NDC 정부안 마련을 위해 대국민 공개논의 중인 4개 안을 이미 공개했다"며 "공청회 때 발표내용을 14일 전에 공고하라는 규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대국민 토론회'라는 이름과 달리 정작 기후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겪는 계층의 참여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토론회 패널 구성을 보면 대부분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 관계자였고, 미래세대나 시민사회, 노동계 등 기후위기 당사자들은 사실상 배제됐다는 평가다.
최 변호사는 "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전문가 중심으로 진행되었다"며 "오늘 공청회 현장에는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청소년, 빈곤층 등 기후 위기 당사자와 법조계 종교계 사회복지계 인권기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를 거쳐 다음주 국무회의에서 1개의 단일안으로 추려 2035 NDC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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