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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eard that 'Unholy' has been viral. "(노래 '언홀리'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들었어!)
팝스타 샘 스미스가 자신의 노래를 패러디한 킹 스미스(황제성)에게 보낸 영상 편지 일부다. 바이러스처럼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효과를 뜻하는 단어인 '바이럴'이 영화계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된 지 오래다. 한국 영화시장 침체 일로에서 소위 흥행하는 작품들 상당수가 바이럴 마케팅의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는 정황이 나오면서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극장을 찾는 절대 관객 수가 2억 명 수준에서 1억 명 초반 수준으로 떨어진 지 5년째다. 2019년 2억 2668만 관객이 든 이후 절반가량 감소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 ok캐쉬백 는 것. 개봉 편수도 2020년 이후 4년 연속 줄고 있으며,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의 흥행 부진 등으로 주요 투자배급사 또한 투자규모를 줄이는 흐름이라 2025년 한국 대중영화 제작 편수 자체도 팬데믹 직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이상 영화진흥위원회 결산 기준)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개봉을 확정하고 관객과 만날 영화를 성공 4대보험 가입확인서 시키기 위한 전략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극장에 오는 절대 관객 수가 반토막 난 이후, 개봉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홍보 마케팅(P&A) 방식의 변화다. 옥외 광고, 매체 광고, 팸플릿 등 전통적으로 해오던 홍보 방식의 비중은 적어지고 소위 바이럴 홍보가 업계 화두로 떠오른 것.
바이럴 마케팅의 묘한 줄타기
정상금리
▲ ?SNS에 올라온 영화 < 히트맨2 > 바이럴 마케팅 관련 내용들.
채권추심행위
ⓒ SNS 갈무리
통상 영화 한 편당 배정되는 홍보 마케팅 비용은 제작 예산 대비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5% 수준이다. 100억 원 규모의 제작비라면 5~15억 원 정도를 홍보 마케팅 비용으로 사용하는 식이 우체국제1금융권 다. 하지만 CJ ENM 등 대형투자배급사의 투자 축소로 홍보 마케팅 비용 또한 과거처럼 수십억 원을 쓸 수 없게 됐다.
이 와중에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 효과가 가시화 되면서 관련 예산은 증가하는 흐름이다.
인스타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장의 카드 이미지가 있다. '알고 보면 소름 돋는 사진들', '여친 집에 가서 보면 안 될 것을 봐버렸다'는 등 이미지 안에 텍스트를 넣어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내는 식이다. 영화와 관계 없는 내용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특정 영화를 언급하거나, 이미 개봉 중인 영화라면 출연 배우의 사적 정보를 제공하면서 공감이나 반응을 유도하는 내용을 퍼뜨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월 22일 개봉한 < 히트맨2 >다. '엄마가 아빠한테 자꾸 ㅅ ㅣX롬이라고 함'이라는 캡처 이미지가 SNS에 올라왔다. 누리꾼들이 반응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내용인데, 영화 < 히트맨2 >에 나오는 대사임을 언급하고 있다. 또다른 게시물의 카드 이미지엔 '내년 50살인 권상우의 운동 루틴'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당 영화 주연 배우인 권상우의 운동 영상이 담긴 이 게시물의 마지막 카드 이미지엔 '오랜만에 권상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음. 그나저나 무슨 내용이지?'라는 문구로 은연 중에 < 히트맨2 >를 알리고 있었다.
이같은 바이럴 마케팅으로 유명한 곳이 '바이포엠'이라는 회사다. 2017년 설립된 이곳은 뷰티·출판·음원 상품의 광고대행업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투자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SNS에서 인기 상품이던 '여우티'도 여기서 홍보했다. '지금 난리난 OOO의 신곡' 같은 문구의 카드 이미지나 감동 영상 안에 전혀 상관 없는 가수의 곡을 입힌 게시물을 봤다면 십중팔구 이곳에서 기획한 바이럴 마케팅에 노출됐다고 보면 된다.
<검은 수녀들>(166만 관객)과 맞붙었던 < 히트맨2 >는 개봉 초반의 열세를 뒤집고 25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했다. 지난해 연말 개봉한 <소방관> 또한 바이포엠이 메인 투자한 작품으로 같은 시기 개봉한 스포츠 코미디 영화 <1승>이나 <대가족>의 기세를 꺾고 330만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해 독립예술영화 부문 흥행 2위를 차지한 영화 < 남은 인생 10년 >(42만 명) 또한 바이포엠이 직접 배급한 작품이다. 1위가 극우 보수 정치 다큐 <건국인생>(117만 명)임을 감안할 때 사실상 1위라 할 수 있다.
사실 바이포엠의 이런 방식은 업계에선 상당한 논란을 낳기도 했다. 2022년 <비상선언> 개봉당시 이른바 '역바이럴' 의혹을 받기도 했고, 2019년 음원 사재기 이슈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외계+인>과 <한신:용의 출현> 등 경쟁작에 투자로 참여했던 바이포엠이 고의적으로 평점 테러 및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 없음으로 결정됐지만, 드라마 <당신이 소원을 말하면> OST가 <나의 아저씨> OST 표절이라는 의혹에 해당 작곡가가 제작사(바이포엠 튠스튜디오)에서 레퍼런스를 제안한 사실을 시인한다거나 가수 츄의 소속사 분쟁 등 관련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예고편 효과 미미, 차라리 쇼츠 터지길 바라는 모양새"
▲ ?영화 < 히트맨2 > 개봉 2주차 당시 무대 인사 현장.
ⓒ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계에선 이런 바이럴 마케팅을 경계하면서도 부분적으로 홍보에 반영하는 추세다. 30여 년 경력의 한 홍보 마케팅 관계자 A씨는 "바이럴이라는 게 일종의 과대 광고거나 광고가 아닌 척 광고하는 경향이 있는데, 철저하게 기획되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정보를 대량 살포하는 거라 좋게 보고 있진 않다. 일종의 세뇌"라면서도 "그런 방식을 다 차용할 순 없지만 단순히 영화 정보만을 제공하는 게 아닌 유행하는 춤 따라하기나 밸런스 게임 등 영화와 어느 정도 관련 지은 바이럴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A씨는 "분명한 건 미디어 홍보 구성이 바뀌긴 했다. 이젠 버스·지하철 등 옥외 광고보단 거의 바이럴로 가는 추세"라며 "예고편도 이젠 공개해도 거의 효과가 미미하다. 차라리 쇼츠를 여러 개 만들어 그중 하나가 터지길 바라는 모양새다. 여러 매체 광고도 줄어들고 있고, 유튜브 출연으로 상쇄하는 흐름"이라 덧붙였다.
한 대형투자배급사 관계자 B씨는 급변한 흐름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무리 의미 있고 재밌는 영화를 기획해서 만들었다고 해도 특정 바이럴에 확 묻히거나 여론이 바뀐다. 영화 일 15년 이상했다는 관리자급에서도 난생 처음 겪는 일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영화팬들 입장에서 작품성이 좀 부족해 보이더라도 뭔가 킬링 포인트가 있다면 마케팅 방식을 분명 타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해 어떻게 프레임을 씌우는지에 따라 쏠림 현상이 더욱 크게 일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기심이나 단순한 애정으로 영화를 보는 것보다 검증된 콘텐츠인지, 현재 꼭 봐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지 등 확실성을 담보한 작품에 관객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홍보 관계자나 투자배급사는 CGV 에그지수라든지 포털사이트 평점을 더욱 면밀하게 모니터링한다.
B씨는 "<소방관>의 경우 언론에선 높은 평을 받지 못했기에 기존대로 홍보했다면 힘을 못 받았을 것"이라며 "20-30대를 타케팅 해 119원 기부 챌린지라든가 감동과 희생에 감사해야 한다는 바이럴로 깊게 파고든 전략이 적중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건 <소방관>의 경우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사건과 12.3 내란 정국에서 곽경택 감독의 친동생 국민의 힘 곽규택 의원 리스크가 흥행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곽경택 감독은 공개석상에서 주연 배우의 행동을 비판하거나 곽 의원에 대해 선을 긋는 입장을 공표하는 등 적극 행동하기도 했다.
B씨는 "여론을 보면 20-30대 관객 상당수가 음주운전 사건이나 곽규택 의원 관련성을 잘 모르더라"며 "이런저런 메시지를 산발적으로 던지기 보단 정확하게 상황을 빠르게 반영해서 타기팅(targeting)한 게 통한 것 같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실패할 선택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한다. 대놓고 추천하기 보단 영화를 볼 결심을 하도록 유도한 전략이 성공한 듯 싶다"고 전했다.
"2주차가 진짜 영화 개봉"... 왜?
▲ ?영화 <검은 수녀들> 개봉 이후 진행된 메가토크 현장. 배우 김태리가 스폐셜 게스트로 참석해 주연 배우 전여빈과 토크를 이어갔다.
ⓒ 영화사집
실제로 실패할 선택을 두려워하는 경향은 예매율과 개봉 첫 주 관객 수에 따른 흥행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1월 24일 개봉일 당일 약 20만 장(예매율 51.3%)의 예매를 기록한 <검은 수녀들>은 개봉 첫 주에만 60만 관객을 동원했다. 그보다 이틀 앞선 1월 22일 개봉해 약 10만 장(예매율 58.7%)을 판매한 < 히트맨2 > 또한 첫 주 관객을 비슷한 규모로 동원했는데, 기세만 놓고 보면 <검은 수녀들>이 2주차부턴 뒤집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검은 수녀들>이 개봉 직전 이른바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고, 예매율 또한 급감하면서 < 히트맨2 >가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로 나아갔다. 업계에선 또다른 역바이럴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긴 했지만, 정확한 물증은 없기에 단언할 수 없는 지점이다.
특히 <검은 수녀들>이 개봉 2주차까지 배우들 무대인사가 진행된 반면, < 히트맨2 >는 권상우를 비롯 주연배우들이 개봉 3주차까지 무대인사를 돌며 관객과 접점을 넓혔고, 바이럴 마케팅 또한 적극적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 히트맨2 > 홍보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면 행사가 더욱 중요해진 게 있다. 팬데믹 전엔 길어야 2주차까지 무대인사를 했는데, 이젠 기본 2주차는 하고 그 이상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홍보 마케팅 관계자 C씨는 "1주차까지 예매율이나 시사회 입소문이 중요한 건 과거와 변함 없지만 이젠 유료 관객의 실제 소문이 더 비중이 커졌다. 그래서 개봉 2주차가 중요한 것"이라며 "1주차에 나온 입소문을 어느 방향으로 알리느냐, 이미 본 관객분들이 어떤 부분에 만족했느냐를 중심으로 바이럴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C씨는 '호객'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전처럼 영화를 개봉하면 끝이 아니라 홍보 마케터들 사이에선 2주차가 진짜 개봉이라 생각하자는 말이 유행"이라며 "팬덤이 있는 배우라면 하루만 무대인사를 꽉 채워 돌아도 많게는 5천 석을 돌 수 있다. 물론 명절 개봉작이야 무대 인사를 전에도 오래 하긴 했지만, 이젠 개봉하는 모든 대중영화가 3주차 이상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포엠 방식이 화두긴 하지만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자신들만의 바이럴 방식을 찾아가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A씨는 "바이럴이라는 단어 자체에 담긴 과대 및 과장을 경계하며 승부를 봐야 길게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고, B씨 또한 "최근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포털 사이트 등 일반적인 공개 창구를 거치지 않고) '더쿠'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예고편을 최초로 공개했더라. 그런 사례처럼 우리 영화를 잘 알아주고 팔아줄 분들을 대상으로 자체 연구도 하고 실험도 해나가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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