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통사고가 나면 가장 먼저 달려오는 사람이 보험사 사고 조사원입니다. 사고 직후의 처참함을 가장 먼저 봐야 하는 데다가 차들이 달리는 도로 위를 맨몸으로 다녀야 하는데요.
이들의 위험한 하루를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기자]
차들이 달리는 도로 한가운데.
한 남성이 비상 깜빡이 켠 차 뒤에서 통화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조사원입니다.
그러던 순간, 차량이 돌진합니다.
뒤에서 주행하던 차가 사고 상황을 모르고 그대로 추돌한 겁니다.
이런 2차 사고는 비일비재하고 한번 나면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위험에 그대로 손오공릴게임 노출된 이들, 그런데 산업 재해 대상이 아닙니다.
이들은 법이 정하는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들 하루를 따라다녀 봤습니다.
빨간색 경광봉 하나 들고 왕복 8차선 도로에 뛰어드는 교통사고 조사원 김인식 씨.
1차선과 2차선 사이에 서 있는 은색 외제 차로 향합니다.
바다이야기프로그램 사고자 안전부터 확인합니다.
경찰차가 오기 전까지 교통 통제는 조사원 몫입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맨몸으로 그냥 막 들어가시던데 원래 그렇게 하셔야 하는 거예요?} 어떻게 방법이 없잖아요. 경광봉 하나 들고 가야죠.]
바로 다음 현장으로 이동합니다.
[김 바다이야기게임 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어디 다친 데는 없으세요? 아이고, 그래요. 네, 최대한 빨리 이동드리겠고요. 시간은 한 12~13분 정도 예상되고요.]
늦어지면 고객 민원이 발생합니다.
빨리 많이 할수록 돈을 더 버는 개인 사업자라 스스로를 재촉할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회사는 사이다쿨접속방법 월급을 주지 않고 출동 건수당 돈을 줍니다.
정신없지만 고객 안전은 놓치지 않습니다.
이륜차 사고로 무릎이 까진 고객을 위해 밴드를 가져옵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손은 괜찮아요? 여기도 그러네. 쓰라리죠?]
이동하면서도 내내 휴대전화가 신경 쓰입니다.
사이다쿨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보고서) 입력을 지금 못 한 사이에 바로 출동이 들어와 버렸잖아요. {네.} 이러면 이제 (인사 평가) 점수를 까먹는 거예요.]
잠깐씩 정차할 때마다 보고서를 기입하고. 출동 문자가 오는지 수시로 살펴야 합니다.
회사는 일 년 단위로 조사원을 평가하는데, 최하위 5%에 들면 계약이 해지됩니다.
아무도 겉으로 위험을 장려하지 않지만, 실질은 다릅니다.
그 와중에도 전화는 계속 걸려 옵니다.
출동이 없는 시간, 도로 한가운데로 왔습니다.
이곳이 조사원들의 대기 공간입니다.
시동은 끕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계속해서 난방 때고 에어컨 킬 수는 없잖아요. 기름값 때문에…]
가장 필요한 건 '안전 공간 확보'였습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안전하게 운전 당사자하고 이렇게 사고 조사를 할 수 있도록 안전 공간(이 확보돼야죠.) 차에 경광등 같은 게 가장 필요하죠. '이게 사고 현장이다' 이렇게 표시되게끔.]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할 때가 많은 만큼 트라우마도 많습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오늘은 제발 큰 사고는 나가지 마라, 사망 사고는 없어라' (기도해요.) 제가 20년 했는데 지금도 아주 생생하다고…장 파열되고 이런다고요.]
사고 현장은 법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는 공간입니다.
일정 교육이 필요하지만, 당연히 없습니다.
[김인식/20년 차 교통사고 조사원 : '어떤 사고는 어떻게 처리해라' 교육도 많이 받아야 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는 이제 아무것도 안 하지.]
매일 도로 위에서 온몸을 내놓고 일하는 이들은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최소한 근로자로서의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영상취재 박대권 영상편집 홍여울 VJ 박태용 작가 유승민 취재지원 김수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