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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 21일 찾은 전남 신안군 증도. 1970년대 증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신안 해저 유물'이 유명하다. 해저 유물 이야기는 윤태호 웹툰 원작 디즈니+ 시리즈 파인으로 최근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연륙교 두 개를 지나 도착한 증도는 곳곳이 염전이었다. 전증도와 후증도 두 섬을 제방으로 잇고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피난민 구제와 소금 생산 증대를 위해 제방 사이 갯벌에 국내 최대 염전인 태평염전을 개발했다. 바닷물을 증발시켜 얻은 소금인 천일염을 만드는 이 염전의 면적은 140만평이며 국내 천일염의 6%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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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염전은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태평염전에서 생산한 천일염의 수입을 차단하면서 시련을 맞았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태평염전에서 강제노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지역 천일염 제품에 대한 인도보류명령(WRO·Withhold Release Order)을 내려 해당 제품 수입 시 억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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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5월 염전 강제 노동 사건과 관련해 2022년 11월 우리나라 공익 단체가 인도보류명령을 청원한 바 있다.
태평염전이 미국에 수출하는 천일염은 연간 20만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태평염전은 미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지속되면 한국 천일염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해 천일염 산업 전반에 손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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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도 지난 2014년 이른바 '염전 노예' 사건에 이어 또다시 이미지가 훼손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 전국 천일염의 80%가 신안군에서 생산된다.
태평염전 [촬영 김윤구]
태평염전은 취재진을 초청한 자릴게임다운
리에서 현재 강제노동 행위는 없다면서 수출을 재개할 수 있도록 제3자 기관 감사를 통해 진실을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태평염전은 지난달 미 CBP에 이런 내용의 인도보류명령 철회 청원서를 냈다.
태평염전은 "해당 사건을 일으킨 장모씨 일가는 2021년 10월 즉각 퇴출됐다"면서 "인도보류명령은 태평염전이 아니라 장비상장주식거래
씨 일가에 내려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평염전은 염전 임대사업자로, 천일염 생산은 염전을 임차한 염전 운영자(소금 장인)들이 맡고 있으며 2021년 이후 태평염전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태평염전의 염전은 24명의 임차인이 운영한다. 이들 중 11명은 가족이 운영하며 나머지 13명은 근로자를 고용한다.
김양정 태평염전 상무는 "임차인이 모든 책임을 지도록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했다"며 "인권 보호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해 부당 행위가 적발되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며 손해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고 말했다.
태평염전은 근로자들이 혹서기에 쉴 수 있도록 냉방 시설을 갖춘 쉼터를 지난달 조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황동식 신안군 천열염지원과 팀장은 "2014년에 '염전 노예'라는 불명예를 안았는데 2021년에 다른 사건이 터졌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해양수산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전남도가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관계기관은 염전 고용실태를 합동 조사했다.
이달 초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현장을 방문해 근로자 계약서와 숙소 등을 조사하기도 했다.
태평염전은 제3자 감사기관을 선임했다. 미 CPB 규정에 따라 감사기관의 현장 조사가 불시에 7∼10일가량 이뤄질 예정이다.
태평염전 [촬영 김윤구]
1907년 인천 주안에 첫 염전이 생긴 지 약 120년 된 국내 천일염 산업은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기계화로 10여년 사이 근로자 수가 많이 감소했다.
갯벌에서 소금(토판염)을 생산하는 박형기 씨는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데 예전보다 기계화가 많이 됐다"면서 "전에는 인력을 40명 썼는데 지금은 6명을 쓴다"고 말했다.
신안군 황 팀장은 2014년 '염전 노예' 사건 당시 염전 근로자가 450명이었는데 현재 110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염전의 채염 작업을 지켜보니 소금을 모을 때나 모은 소금을 운반 카트에 담을 때 전동 장비를 사용했다. 카트에 실린 천일염은 보관 창고까지 레일을 따라 옮겨졌다.
천일염 가격이 바닥이었던 2018년 이후 염전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태평염전에서도 140만평 가운데 35만평이 올해 안에 태양광 발전 시설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미 증도에서는 태양광 패널 설치를 앞두고 버려진 염전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신안군의 염전 허가 면적은 현재 2천㏊ 정도로 지난 10년간 태양광 사업과 양식장 등으로 3분의 1가량 줄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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