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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서혜진 PD(크레아 스튜디오 대표)는 논란이 된 프로필 사진의 바코드 표시에 대해선 상품에 붙는 바코드가 아닌 학생증의 바코드라며 “바코드를 성적으로 환치시키는 부분에 대해 놀랐다”고 해명했다. 사진=크레아 스튜디오 측 제공.
MBN '언더피프틴'(UNDER15) 제작진이 프로그램에 대한 아동·청소년 성상품화 비판을 전면 부인했다. 제작을 맡은 크로스백 서혜진 PD(크레아 스튜디오 대표)는 논란이 된 프로필 사진의 바코드 표시를 상품이 아닌 학생증의 바코드라면서 “바코드를 성적으로 환치시키는 부분에 대해 놀랐다”고 했다.
서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서울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 대표는 '학생증 컨셉'이라고 말하는 법인주식담보대출 SNS 디자인 담당자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화면에 띄운 후 “언더피프틴이 꿈과 희망을 키우는 학교라고 생각했다”며 “요즘 학생증에는 바코드와 생년월일이 들어가는데 개인정보여서 나이만 넣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디자인한 분은 여성”이라며 “미디어 산업엔 여성 노동자가 90%인데, 여성 노동자들이 성인지가 바닥일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미디어 산업에 주택모기지론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를 낮게 보는 것”이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하루 전 공지한 제작보고회엔 크레아 스튜디오의 서혜진·황인영 대표, 언더피프틴 제작을 맡은 용석인 PD가 참석했다. 보고회는 '언더피프틴' 방송 25분을 시사한 후 제작진이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선공개 방송엔 대부분 파워풀한 춤을 준비한 참가자 다섯 명의 저축은행이자율 오디션 무대가 담겼다. 어릴 때부터 아이돌을 꿈꾸며 연습해 온 참가자들의 사연도 나왔다. 황 대표는 제작보고회를 시작하며 “여러 논란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심려 끼쳐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예상하지 못한 의혹이 사실인양 퍼지다보니 제작사뿐 아니라 참가자, 출연자, 트레이너, 스태프들까지 명예에 큰 상처를 받고있다. 어떻게 이 논란을 끝낼 수 있을까 고 미국 인터넷 민했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MBN '언더피프틴' 티저 사진 갈무리. 참가자들은 2009년~2016년생으로 구성됐는데, 이중 다섯 명은 2016년생으로 생일이 아직 지나지 않았다면 만 8살이다. 프로필 사진 밑에 찍힌 바코드는 아동·청소년 참가자들을 노골적으로 상품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황 대표 역시 '바코드' 관련 성상품화 비판을 부인하며 “'성상품화다, 바코드를 찍었다'는 식으로 프레임이 씌워져 이야기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희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왜곡돼 논란이 커지고 있어 참가자들에게 피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 프로필 사진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참가자들이 겪게될 무분별한 댓글 관련 우려에 대해선 “댓글창 관리는 우려하고 대비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제작 과정에서 어린 참가자들이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대비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다른 어떤 오디션보다 훨씬 긴밀하게 참가자와 부모님들과 소통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이 미성년자에게 '15세 이하'라는 나이 제한을 두고 경쟁시키며 성인의 모습을 흉내내어 평가받게 한다는 비판도 있다. 관련해 황 대표는 “21세기에 태어난 친구들은 K팝이라는 문화 자체가 전 세계 기준이 되고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싶었고, 기존 K팝 구조상 15세 이하 친구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꿈을 키워나가기에 현실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 미성년자만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선 “처음 기획할 땐 걸그룹 오디션이라고 특정 짓지 않고 어린 세대들에 주목했는데 여자 친구들 중 압도적으로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 잘되면 다음 시즌에서 보이그룹을 하면 되니까 일단 걸그룹 오디션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5일 오후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에서 발언하는 황인영 대표.사진=크레아 스튜디오 측 제공.
아동·청소년 성상품화와 인격권 침해 우려 등 작금의 비판을 예상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황 대표는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게 더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결과적으로는 있지만, 모든 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였다”며 “최근 아이돌 콘텐츠를 보면 '성상품'이라고 생각되는 무대가 기억나지 않을 거다. 10여 년 전에는 '어린 친구들이 이런 섹시 콘셉 무대를 하는 게 맞나'라는 무대도 있었는데 요즘 알파 세대들은 그런 무대를 흉내내지 않는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오디션을 진행하며 참가자들의 열정에 받았던 감동을 강조하며 “뚜껑이 열리면 모두가 감동 받겠지라고 생각했던 낙관적 측면도 있었다”고도 말했다.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던 모습이 성인처럼 춤을 추는 장면으로 전환되는 등 본방송 대비 자극적인 티저 영상을 만든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황 대표는 “그게 멋지다고 생각했다”며 “재능을 멋지게 펼치고 싶어하는 친구들의 진짜 모습을 대비해 반전 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다. 황 대표는 “티저 영상은 내러티브가 길지 않고 이미지로 소비되다보니 의도와 다르게 '어른을 흉내내', '섹시 콘셉이야'라고 오해받게될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며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졌고 이에 맞춰 미비한 점이 없는지 숙고할 시간과 기회가 되고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도 언더피프틴의 방송 중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여성의당은 서울 중구 MBN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동 성상품화 및 학습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거세지는 논란에 MBN은 '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지만, 제작진은 해명문에서 추가 티저 영상 업로드를 시사하거나 긴급제작보고회 등을 열며 방영 여부에 대한 혼선도 빚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서울 상암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언더피프틴 긴급 제작보고회'에서 발언하는 서혜진 대표.사진=크레아 스튜디오 측 제공.
관련해 황 대표는 “결과적으로 논란이 되고있고, 참가자들에게 상처가 된다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MBN과도 편성 시기, 내용을 더 엄정한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전면 재검토에 대해서도 동의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도 “MBN은 플랫폼의 입장인 거고 MBN과 제작진이 다른 의견은 아니다”라며 “MBN 심의팀, 편성팀, 기획팀 등 모든 분들에게 다 (방송을) 보여드리고, 지금까지 녹화된 분량에 대해 편집하고 사전에 먼저 심의를 받고 방송 날짜를 조율해보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서 대표는 “MBN은 이 부분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며 “항의를 하고싶으시면 저희 회사 앞에 와서 말하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더피프틴엔 70여 개국에서 선별된 여성 아동·청소년들이 출연하고 있다. '타 국가 참가자들의 보호자도 같이 촬영에 참석하고 있냐'는 질문에 서 대표는 “모든 부모님들은 본인 돈을 쓰셔서 숙소를 잡고 아이를 서포트하했다”고 답했다. 황 대표도 “15세 미만의 어린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자들이 녹화 일정에 항상 동행했고, 체류하는 기간 동안 보호받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제작보고회의 말미에 성상품화 비판을 재차 부인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오디션은 악마의 편집을 해, 걸그룹은 성상품이야, 이런 도식을 깨는 데 일조하는 프로그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 대표 또한 “언더피프틴의 100명 넘는 제작진이 어린 친구들을 이용한 성상품화를 만들었는가. 그분들이 아이들을 성착취를 하는 제작물을 만들었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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