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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한국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전경. / 공동취재단
[더팩트ㅣ(땅가무스)/인도네시아=정다운 기자] "이 오지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여기서 만나니 정말 반갑네요."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남부 끝자락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서 만난 김윤기 한국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법인장은 취재진을 반기며 이같이 말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가 인천공항에서 5658킬로미터(km) 떨어진주식배우기
‘오지’다. 특히, 발전소로 진입하는 마지막 비포장도로 40~50km 구간은 맨발로 걸어 다니는 아이들과 판잣집이 즐비했는데 이들은 전기 사용은 고사하고 등 하나 켜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더팩트>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 265억원의 성과를 달성한 중부발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의 현장을 생생히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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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 안에 수력발전소가?…시간이 멈춘 '땅가무스'
중부발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인니 수마트라섬 남부 람풍주 땅가무스군 스망까 수계에 있다. 흡사 우리나라의 1970년대 풍경처럼 보이는 이곳은 접근부터 만만치 않은 곳이다.
취재진은 지난달 30일 인니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국내선을 타고 섬으로 268km를 이동한 뒤 람풍강한종목
공항에서 다시 150km를 더 들어갔다. 이 중 마지막 40~50km 구간은 비포장도로였는데, 말을 탄 듯 몸을 가누기 어려웠다. 험지라 스콜(열대 지방 소나기)이라도 쏟아지는 날엔 접근조차 불가하다는 것이 직원의 설명이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엔 맨발로 걸어 다니는 아이들과 비가 오면 물이 샐 것 같은 판잣집이 즐비했다. 닭과 소들도STX 엔진 주식
보였는데 사료를 먹이지 못해 대부분 빼빼 말랐다. 압권은 우리나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낡은 트럭에 수십 명이 올라타 함께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지만 그들에게는 당연한 듯했다.
수력발전소 건설 당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밀림이었던 터라 자재 운반을 위해 중부발전이 나무를 베고, 급경사 일부는 포장하며 길을코아스웰 주식
냈다고 했는데 현지 상황을 보건대 당시 고생이 이루 말할 수 없어 보였다.
오전 10시 30분 람풍공항에서 출발했지만, 저녁 무렵이 돼서야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발전소 입구 앞에 놓인 중부발전 로고를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한국중부발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로 들어가는 진입로에 주민 수십 명이 트럭에 올라타 이동하고 있다. / 공동취재단
◆버리는 물 하나 없는 ‘친환경’…땅가무스 수력발전소
땅가스무스 수력발전소는 중부발전이 인니 내에서 왐푸 수력발전소에서 이어 두 번째로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다.
중부발전이 2015년 2월 착공에 들어가 2018년 7월 완공했으며, 사업비는 약 1억9000만달러가 투입됐다. 총 설비용량 1기당 27.7메가와트(MW)로 2기를 운영해 55.4MW다. 벽걸이 에어컨을 1킬로와트아워시(kwh)라고 가정하면 총 5만6000대를 한 시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다.
설비용량 대비 실제 이용률도 약 56.5%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 태양광(표준생산 3.6시간)과 풍력이 평균 약 10%대 이용률이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사업 기간은 발전소 준공(2018년 7월) 후 30년간으로, 지분은 중부발전이 52.5%로 가장 많이 확보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지난해 매출은 265억원(지분매출액)을 달성했다.
기존 한국댐과의 차이는 큰 낙차를 활용하는 댐 수문 방식이 아닌 ‘유역변경식’이라는 점이다. 발전 원리는 크게 물이 도수로(10km)를 타고 발전기로 이동하면 터빈이 작동해 발전하고 이후 다시 물이 본류로 합쳐지는 식이다.
공사 당시 낙차가 나오지 않아서 유역을 상당히 많이 끌었다고 한다. 샌드트랩(침사지·물을 가둬서 토사물을 침전시킨 다음에 깨끗한 물을 보내는 곳)을 지나면 산도 있었기에 1.2km 터널을 뚫었다.
박병석 발전소장은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낙차가 안 나와서 ‘스망까강’ 유역을 약 10km 정도를 끌어다가 수차(터빈)에 연결했다"며 "물을 터빈까지 끌고 가야 해서 도수로(물이 터빈까지 가는 길)가 굉장히 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수력발전소는 물을 버리는 게 없다"며 "발전용 터빈만 돌리고 다시 본류로 흘려보내기 때문에 자연 친화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인근 마을(약 3만명 거주)과 수마트라섬 전 지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도네시아 한국중부발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전경. / 공동취재단
◆‘에너지 국가대표’ 중부 3인…김윤기 법인장 지휘 아래 ‘원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지난해 265억원의 매출(지분매출액)을 올리며 중부발전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한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이 같은 성과는 ‘에너지 국가대표’를 자처한 직원들의 묵묵한 헌신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현지에 파견된 중부발전 직원은 3명. 그중 박 소장은 발전소 운영을 실질적으로 책임지는 엔지니어다. 더욱이 그는 현장에서 현지채용된 약 70명의 직원과 소통해야 해서 평소 행동과 말투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고 한다. 자칫 언어장벽의 한계로 오해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소장은 이런 오지에서 어떻게 근무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자부심 하나로 일하고 있다. 웬만해서는 버틸 수 없다"며 강조했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지만,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살림꾼’으로 통하는 전병엽 재무부장의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직원들 임금부터, 휴가, 복지 등 어느 서류 하나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특히, 이곳은 밀림이라 보급이 매번 골칫거리다. 때문에 생활용품부터, 식재료 공수 등을 책임지는 전 부장의 어깨는 항상 무겁기만 하다. 그럼에도 평소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다는 전 부장. 그는 속 깊은 사람으로 사내에서 정평이 났다.
사실 이들이 이처럼 힘을 낼 수 있는 데는 김 법인장의 역할이 크다. 부드러운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김 법인장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중부발전 본사에서 재직하던 당시에도 직원들에게 군소리 한 번 하지 않았다고 한다. 때로는 리더이자 멘토로, 또 친구로서 항상 직원들과 상의하는 김 법인장의 모습은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 ‘경청맨’ 김 법인장의 칭찬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난 1일 새벽 자카르타로 다시 출발하기 직전, 취재진에게 "길이 험한데 주스라도 마시고 가야 한다"며 연신 권하던 그의 모습의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직접 망고를 갈아 만든 주스엔 김 법인장 마음의 단맛이 느껴졌고, 이역만리 오지에서 ‘한국인의 정(情)’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중부발전 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도수로 전경. / 공동취재단
◆‘사회공헌사업’으로 신뢰구축…"추가 사업 도움 많이 될 것"
통상 해외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소위 ‘텃세’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중부발전은 ‘기업사회공헌(CSR)’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처했다.
주요 CSR 활동 실적으로는 △지역마을 진입도로 정비 △수마트라 코끼리 보호활동 지원 △수재민을 위한 건축자재 지원 △지역주민 생활편의 증진 및 가로등 설치 등이다. 지난 3월에는 발전소 인근 학교를 대상으로 통학용 버스도 기부했다.
김 법인장은 "선제적으로 주민에게 다가가려고 애를 많이 썼다"며 "근방에서 고용 창출이라든가 CSR 관련된 것들도 지속해서 찾아다니다 보니 지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법인장은 "이들로서는 일자리가 많이 생기며 취업의 질이 올라간 영향도 큰 것 같다"며 "지역사회와 신뢰를 잘 구축해 놓아서 추가로 사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을 방증하듯 취재진이 지난달 30일 수력발전소로 진입하며 만난 아이들 다수는 "안녕하세요"라고 외치며 반갑게 맞이해 줬다.
중부발전이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직·간접적으로 운영에 관여하고 있는 총 발전 설비용량은 약 5.2GW로, 인니 전체 설비현황(86.8GW)에 약 6%를 차지한다. 인니 내 신재생에너지 및 민자발전 사업자(IPP)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CSR로 지역사회와 신뢰를 구축한 중부발전의 다음 사업 추진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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