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이주비가 정비사업 수주전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억원 한도 규제 속에서도 시공사의 보증을 통한 추가 이주비가 허용되면서 건설사들이 '현금 실탄'을 내세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150%에 달하는 추가 이주비 제공을 약속하며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합원은 조합과 협약을 맺은 금융권과 LTV 50% 수준에서 기본 이주비를 대출받았지만 지난달 WISCOM 주식 27일 정부가 이주비 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했고, 2주택자의 경우 아예 이주비 대출을 한푼도 받을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건설사가 보증하는 방식의 추가 이주비 대출은 규제에서 제외돼 숨통이 트인 상황이다. 추가 이주비는 건설사가 조합에 사업촉진비 명목으로 지원하는 금액이다. 사실상 '시공사 간 현금 경쟁'을 제도적분산투자 으로 허용한 셈이다. 조합원 다수가 이주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끼게 된 상황에서 현실적인 현금 유인책이 시공사 선정 결과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합원에게 제공 가능한 이주비 규모가 시공사의 자금 조달 능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대형 건설사의 자금력이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개미투자 구 개포동 일대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개포우성7차 아파트는 현재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조합이 제시한 일정에 따라 조만간 본계약 절차에 돌입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이주비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감정가 기준 최대 LTV 150%까지 추가 이주비 대출을 보증하는 신천지 조건을 내세워 조합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정부가 규정한 6억원 한도 외에 건설사가 책임지고 더 많은 이주비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대우건설은 LTV 100% 수준의 추가 대출을 제안했다. GS건설도 잠실우성1·2·3차 조합에 LTV 100% 수준의 추가 이주비를 제시했다. 여의도 재건축시장에서도 이주비 경쟁이 점차 격화될 것으로 골드회원 보인다. 시공사 입찰을 진행 중인 여의도 대교아파트 조합은 압도적인 고급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브랜드 경쟁을 넘어선 현금력 검증을 시공사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설정했다. 실질적인 현금 동원 능력이 입찰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입찰 참여가 유력한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어느 정도의 이주비 지원 정책을 제안할 지가 변수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6·27 대책이 의도와는 달리 건설사 간 이주비 경쟁을 제도적으로 부추긴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본 대출 한도를 제한한 반면 시공사 보증 대출은 허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수주 경쟁 판이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 이후 시공사가 조합원에게 이주비와 분담금 같은 실질적 혜택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는 입찰 참여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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