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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를 기다리시면 안 됩니다. 극장에서 볼 때와 완전히 다를 거라서요. 그 속도, 그 소리. ‘쥬라기’가 아니라 ‘F1’이야말로 새로운 시작일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경주를 전혀 몰랐던 분들이 F1 레이싱에 빠져들 시작인 거죠. ‘F1’을 보시고 나면 올해 남은 F1 그랑프리 일정을 찾아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실수도. 자동차가 무섭고, 빠RP수익률
른 게 겁나서 면허증을 십수년째 장롱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저도 그랬습니다. 그랑프리가 뭐야 하신다면, 우선 그것부터 말씀드릴게요. F1 꼬꼬마를 위한 기본 상식부터 들어가보겠습니다.
영화 'F1 더 무비'/워너브러더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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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1 더 무비’는 F1을 몰라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기는 해요. 하지만 기본적인 걸 아예 모르시면 이야기 전개를 유추해서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 어리둥절하실 수 있어요. 저는 자동차는 모르지만 루이스 해밀턴(7번 챔피언 차지한 F1 최고 스타, 이 영화에도 나와요)에 관심이 있어서 기초적인 대회 구조는 알고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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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은 자동차 레이싱 대회 중 하나인 ‘포뮬라1 월드 챔피언십’을 말합니다. F1 말고 F2와 F3도 있답니다. 하위 대회죠. F1은 특정 기간에 한 번 달리고 끝나는게 아니라 일년 내내 합니다. 올해는 ‘2025년 시즌’이 됩니다. 전 세계 도시를 돌아가면서 매달 2번 정도 하고, 도시별 경기를 그랑프리라고 불러요. 그랑프리마다 순위를 정하고, 순위별로릴온라인
차등화된 포인트를 주는데 이 포인트를 모아모아서 마지막에 최후의 챔피언을 가립니다. 챔피언은 드라이버 챔피언이 있고, 컨스트럭터 챔피언이 있어요. 컨스트럭터는 팀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우리가 잘 아는 페라리, 맥라렌 등이 컨스트럭터, 그리고 컨스트럭터마다 2명의 드라이버가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라고 다 컨스트럭터인 것은 아니고, 페라리, 멕라렌 등 세계 최고의 차를 만들 기술과 돈을 가진 10곳, 총 20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해 제일 빠른 드라이버와 컨스트럭터를 가립니다. 당연히 같은 컨스트럭터 소속이라도 2명의 드라이버 사이에선 경쟁이 있죠. 때론 둘이 원수만도 못한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과거 멕라렌 시절 루이스 해밀턴(올해는 페라리)과 페르난도 알론소가 그랬고요.
영화 'F1 더 무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이런 배경에서 ‘F1’을 보시면 나이 든 ‘꼰대’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가상의 컨스트럭터인 에이펙스에 들어가 나이만 어린 ‘꼴통’ 조슈아 피어스(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이름 약자로 ‘JP’라고 불려요. 배우는 댐슨 이드리스)를 만나게 된 조합부터가 예사롭지 않죠. 너무 공식적이라고요. 그런 점도 있어요. 하지만 충실하게 설계된 이 영화에 탑승했을 때 느끼는 짜릿함과 속도감은 여러분의 시간과 돈에 값할 만하다고 이 연사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우선 첫 장면부터 그래요. 밴에 누워있던 소니가 “5분 남았다”며 호출돼 경주에 들어가게 되는데 자정을 앞둔 시간입니다. 이건 F1은 아니고 데이토나24 경주에요. 선수 바꿔가며 종일 달려서 승자를 가리는 대회죠. 나중에 JP가 소니 처음 만났을 때 마뜩치 않아하면서 “우승은 언제 해보셨나요”라고 할 때 “일요일 데이토나”라고 하니까 “그거 말고 F1이요”라고 이죽거리는게 그래서 그래요. F1이 최고니까요. 이 데이토나 장면에 쿵쾅쿵쾅 나오는 노래! 레드 제플린의 ‘Whole Lotta Love’입니다. 정말 잘 어울려요. Whole Lotta Love가 흐르고, 자동차가 질주하고, 폭죽이 터지고, 소니는 승리합니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레드 제플린 좋아하나봐요. 그가 감독한 톰 크루즈의 ‘오블리비언’에선 레드 제플린 ‘Ramble on’을 썼죠. ‘오블리비언’에서 톰 크루즈가 여러 LP판 중에서 콕 집어 레드 제플린 앨범을 뽑아내던 게 맘에 들어서 유독 기억이 나네요.
영화 'F1 더 무비'/워너브러더스코리아
데이토나 경주에서 이기고 팀 합류 요청을 받았는데도 소니는 짐을 싸서 떠납니다. 젊은 시절 촉망받던 드라이버였으나 사고로 꿈이 좌절됐던 그는 이젠 이 경기 저 경기 내키는 대로 참가하고 있어요. 도박도 했고, 이혼은 2번 했고. 그런 그를 옛 친구 루벤(하비에르 바르뎀)이 찾아옵니다. 자기네 팀에 합류해달라고요. 소니는 고민하다 승락합니다.
소니가 할까말까 고민할 때 식당 장면을 눈여겨봐주세요. 주인장하고 대화를 나누는데, 소니가 말해요. “친한 친구가 말도 안 되게 좋은 제안을 했는데 어쩔지 모르겠다”고요. 주인장이 “얼마나 준대?”라고 물으니 소니는 “돈이 문제가 아니에요(Not about the money)”라고 답하죠. “그럼, 뭐가 중요하죠?(So, what is it about?)” 주인장의 이 물음, 이 물음은 ‘F1 더 무비’ 전체를 관통합니다. 아주아주 뒤에 또 나와요. 여러분은 “그럼, 뭐가 중요하죠?” 질문에 자신있게 답변하실 수 있나요. 우리는 ‘그렇다면 뭐가 중요한지’를 생각 못하고 살거나, 알고도 무시하면서 살거나, 아니까 그렇게 살고 있는 걸텐데요.
영화 'F1 더 무비'/워너브러더스코리아
JP는 꼰대 소니와 갈등을 빚습니다. 처음엔 “왜 나를 JP라고 부르느냐”고 화도 내요. 원래 이름 조슈아 피어스인 그가, 소니가 새로 부르는 이름 JP로 변하는 과정, 이 역시 영화 ‘F1’에서 눈여겨 보실 포인트입니다. 첨엔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하던 조슈아가 나중엔 “어이, JP!”라고 부르는 소니의 목소리에 금세 얼굴이 환해지며 돌아보는 모습. 바로 생각나시죠, 그 시.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줬을 때 나는 그에게로 가 그의 꽃이 되었다.’ 시속 350킬로로 달리는 레이싱 영화에서도 이렇게 꽃이 피어나네요.
마지막 장면을 쓰기가 참 어려웠을 거 같은데 말이 좋아 ‘공식대로’지, 이런 영화는 진짜 공식대로 쓰는 게 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소니의 ‘두번째 기회’가 과연 어떻게 펼쳐졌을지, 꼭 영화관에서, 최대한 큰 화면에서, 가능한한 좋은 스피커로 확인해보세요. 영화에서 소니가 말한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심장이 느려지고, 모든 게 다 보이고, 아무도 날 못 건드리고, 날아가는” 순간을 잠시나마 함께 느끼시게 될수도. 저는 다음 레터에서 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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