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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기한 내 제출 못한 한국
英·브라질 등 13개국만 기한 준수, 미국은 바이든 임기 내 완료
환경부 관계자, "9월 제출도 불투명", "구속력 없다" 방어적
대통령 부재 영향, 기후대응 컨트롤타워 공백 우려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 마이너스통장사용 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안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최서윤> 네. 안녕하세요. 이번 주도 두 가지 소식 준비했습니다. 먼저 첫 번째는요. 계엄 때문에 2035 NDC 제출 못 했나.
◆ 홍종호> 2035년까지 우 주택청약저축 1순위 리나라의 탄소 감축 목표치를 상향하는 내용을 올해 2월까지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 제출 못 했다는 얘기네요.
◇ 최서윤> 그렇습니다. UN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국이 베를린 현지 시각으로 이달 12일까지였던 제출 기한 내 2035 NDC 목표를 밝힌 나라가 13개국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한국도 제출하지 못한 겁니다. N 은행 신용대출 DC는 국가별로 2050 탄소 중립을 이루기 위해서 얼마나 탄소 배출을 저감할까 하는 목표치를 5년 또는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 제출하는 거예요.
◆ 홍종호> 직역하자면 국가별로 정해진 기여도 같은 거겠죠.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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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서윤> 그렇죠. 파리 협정의 핵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5년 파리 기후 정상회의에서 파리 협정을 맺으면서 정식으로 포스트 교토의정서 시대가 열렸잖아요. 그때 약속한 게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억제하고, 아예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각 당사 갈보리 국은 각각 얼마큼 탄소 배출 저감할지 로드맵을 짜고 목표를 정해서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제출 이후에는 검토도 합니다. 2020년부터 교토 의정서가 종료됐기 때문에 기후 행동에 참여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한 전 지구적 합의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파리 협정이라는 전 지구적 합의안의 핵심이 바로 NDC이고요. 이를 195개국이 채택을 했어요. 그래서 2016년에는 국제법으로서 발효됐습니다. 올해가 파리 협정 체결 10주년이 되는 해예요. 그래서 올해 브라질 벨렝에서 열리는 제30차 기후정상회의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원래 이 회의가 열리기 9개월 전까지 2035 NDC, 그러니까 2035년까지 국가별 탄소 배출 저감 목표를 제출하기로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겁니다.
◆ 홍종호> 중요한 점은 과거에는 선진국만 탄소 배출 감축 의무가 있었지만, 파리 협정 이후에는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감축 의무를 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신기후 체제'라고 부르거든요. 여기에 우리나라도 당연히 들어가 있고 법적으로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법제화되어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한 겁니까
◇ 최서윤> 먼저 NDC를 마련하는 국내 절차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주무 부처는 환경부로, 환경부 주도로 각계 부처가 초안을 마련합니다. 우리나라는 아무래도 산업계의 탄소 배출 비중이 크다 보니까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의 부처들과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입법부하고도 논의가 있고요. 이렇게 정부 초안이 마련되면, 대통령 직속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의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국무회의에서 최종 심의와 승인이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작년 6월부터 12월까지 탄녹위에서 4차례에 걸쳐 2035 NDC 콘퍼런스를 개최했어요.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 저감 목표치와 관련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은 것입니다. 그래서 에너지 전환, 수송, 건물 분야부터 산업 부문에서도 철강, 시멘트, 석유 관련 업계들이 탄소 중립 추진 계획을 발표한 거예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 최서윤> 특히 12월에 열린 네 번째 콘퍼런스에서 꽤 야심찬 목표가 나왔어요. 우리나라가 2018년에 철강 분야에서 탄소 112만 톤을 배출했어요. 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4%입니다. 그런데 철강협회에서 2050년까지 배출량을 2018년 대비 9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시멘트 협회에서도 2030년에는 2018년 대비 12%, 2050년에는 53%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고요.
업계에서도 선제적으로 대응 목표를 발표했고, 준비 절차를 차곡차곡 다 밟고도 왜 제때 2035 NDC 제출을 하지 못했는지 탄녹위 관계자에게 좀 물어봤어요. 탄녹위 관계자가 이를 최종 승인할 대통령이 부재 상태인 것이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고 얘기하더라고요.
◆ 홍종호> 현재 탄녹위 위원장이 전 환경부 장관이기 때문에 이 내용을 매우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왔다는 건 상황 자체가 굉장히 비상 상황임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겠죠.
◇ 최서윤> 네. 아시다시피 12월 3일에 계엄 사태 이후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됐죠. 그러면서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그 사이 권한 대행도 총리에서 부총리로 한번 바뀌었어요.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2035 NDC를 정한다는 것이 단순히 탄소 배출 저감 목표치만을 세우는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5개년, 10개년 간의 경제 계획과 방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산업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하다 보면 수출이랑도 연관이 되고, 우리 경제를 좌우할 핵심 산업에 대한 계획도 포함되기 때문에요.
◆ 홍종호> 맞습니다. 우리나라의 전체 탄소 배출량의 핵심 부문이 산업과 발전, 이른바 전환 부문입니다. 이 두 분야가 70%가 넘기 때문에 최 기자 말씀하신 대로 우리의 경제 활동과도 직결되는 문제 아니겠어요? 그러니 당연히 경제 정책과 연계해서 목표를 설정해야겠죠.
◇ 최서윤>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같은 정국 혼란 중에는 NDC를 확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탄녹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마 새 정부가 출범한 후에야 목표를 확정하고 제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홍종호> 정부 초안은 나온 상태로 심의를 못하고 있는 건가요? 아니면 초안 자체도 마련되지 않은 건가요? 궁금하네요.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 최서윤> 그 부분도 제가 환경부 취재를 해봤는데요. 정부는 초안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걸로 보입니다. 환경부 관계자가 올해 6월쯤에 관계 부처 논의가 가시화될 거고 이후에 의견 수렴이나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9월에는 가능한 걸로 추정한다고 얘기하면서도 말끝을 흐렸어요. 올해 기후 정상회의가 11월에 열리니까 그전까지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환경부 입장은 원래부터 반드시 2월에 제출하겠다고 정부가 밝힌 적은 없다는 것이죠. 구속력이 있었던 건 아니니까요. 정부는 필요한 절차들을 해오고 있었고 2월 안에 제출한 나라가 별로 없으니까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얘기하셨어요.
◆ 홍종호> 듣기에 안일하게 느껴지는 게 11월에 기후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있잖아요. 계획 자체가 9월이라는 얘기는 임박해서 한다는 건데 보통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벌써 그 얘기만 들어도 상당히 초조하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왜냐하면 말씀한 대로 경제 정책 전반과 산업 정책 다 연결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면서도 책임 있게 해야 할 사안 아니겠습니까?
◇ 최서윤> 네. 다소 방어적으로 얘기하셨던 것 같기도 해요. 실제로 데드라인을 맞춰서 제출한 나라가 몇 곳 없는 건 맞습니다. 13개 국가 정도예요. 미국, 영국,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에콰도르, 세인트루시아, 뉴질랜드, 안도라, 스위스, 우루과이, 마셜제도, 싱가포르, 짐바브웨 13개 국가만 기한 내에 제출을 마쳤거든요.
이중에서 먼저 영국이랑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바쿠에서 열린 기후 정상회의에서 1년 먼저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특히 영국은 주목을 받았었죠. 2035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최소 81%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영국이 탄소 저감 부분에서 다시 리더로 올라서냐는 기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 홍종호> 작년에 마지막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도 폐쇄했죠.
◇ 최서윤> 맞습니다. 그리고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2005년 대비 최대 67% 감축을 약속했습니다. 브라질이 아무래도 올해 의장국이기 때문에 야심 찬 목표를 발표한 걸로 보여요. 아랍에미리트도 2019년 대비 47% 감축하겠다고 했어요. 산유국인데도 1년 먼저 발표를 한 거죠.
◆ 홍종호> 여기는 태양광 발전소를 엄청나게 설치하고 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수치라고 보입니다.
◇ 최서윤>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정권 교체가 있었잖아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협정 탈퇴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상태이긴 한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한 달을 앞두고 작년 12월에 작업을 다 마치고 나갔습니다. 미국은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61%에서 66% 정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 홍종호> 또 다른 나라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 최서윤> 이번에 13개 국가는 공식 문서로 제출했지만, 작년 12월에 일부 국가들은 목표치를 공언한 게 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같은 경우에는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45%에서 50% 정도로 줄이겠다고 발표했었어요. 근데 캐나다 내부에서 조금 더 줄여야 하지 않냐는 논란이 있나 봐요. 그래서 올해 11월 기후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감축량이 상향될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도 작년 12월에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그래서 2030 NDC 때는 2013년 대비 46%를 감축 목표로 했었거든요. 이번에는 2035 NDC는 이때보다 60%를 감축하는 것으로 윤곽이 나왔습니다.
◆ 홍종호> 그래요. 일본도 우리와 비교해 보면 적극적으로 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가 있겠어요. 이에 반해서 우리나라는 아직 정부 초안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네요. 2035년 NDC는 얼마 전 우리 방송에서 다뤘던 기후 소송 헌법 불합치 판결과도 직결돼 있잖아요. 국회와 연결돼 있으니까 빨리 계획 세우라는 것이죠. 우리나라로서는 이걸 빨리 진행해야 할 상황이기도 해요.
◇ 최서윤> 맞습니다. 작년 8월이었죠. 헌재가 2050 탄소 중립을 위해서 만든 탄소 중립법이 2030년까지만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명시하고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게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습니다. 헌재 결정에 따라서 정부랑 국회가 내년 2월 28일까지 이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합니다. 이제 1년 남았어요.
우리는 2035 NDC뿐만 아니라 2050 탄소 중립까지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UNFCCC 사무국이 2035 NDC 데드라인을 9월로 미뤘어요. 환경부 입장을 들어보면 이것도 안 지키고 10월까지 넘어갈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물론 우리가 무조건 빨리하라고 얘기할 수만은 없어요. 중요한 건 시점보다 합당하고 실현할 수 있으면서도 국제적으로 한국 위상에 걸맞은 책임을 짊어지는 정도의 목표와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시점만 빨리하라고 다그칠 수는 없겠지만 국내적으로도 내년 2월까지 2049년까지 목표치를 제시해야 하고요. 국제적으로 올해 9월까지 2035 NDC를 마련해야 하잖아요. 그러려면 우리나라는 발전 분야나 산업 분야에 있어서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전환에 관해 사회적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걸 이끌어야 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 홍종호> 오늘 최 기자가 준비한 내용을 들으면서 계엄 탄핵 정국이 단순히 정치적인 이슈를 훨씬 넘어서서 국가 신인도와 앞으로의 경제와 미래, 힘들게 살아가시는 서민들의 삶, 탄소 배출 저감, 기후 등 모든 문제에 다 연결돼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빨리 정치적인 안정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하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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